[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를 '애비충'이라고 부른 여성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메갈리아와 워마드 등 페미니즘 관련 커뮤니티를 하던 여동생과 절연한 오빠의 사연이 올라왔다.
3남매 중 장남이라는 글쓴이는 "6살 차이 누나 한 명이 있었는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며 "지금은 바로 아래 남동생과는 2살, 막내 여동생과는 8살 차이가 난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는 "(아버지는) 성실하게 열심히 사셨던 분이었다"며 "겨울이면 호빵을 한가득 사오시고, 마당에서 눈사람을 함께 만드는 다정한 아버지였다"고 말했다.
특히 막내 여동생은 '막둥이'였던 만큼 아버지를 비롯한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부모님은 물론 글쓴이와 남동생 또한 알바를 해서라도 비싼 메이커 신발을 선물할 만큼 여동생을 아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여동생이 대학에 진학한 후 이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여동생이 자꾸 '모욕죄'로 고소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해프닝으로 생각했던 가족은 여동생이 벌금형을 선고받고서야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이에 글쓴이 등 가족은 여동생에게 "인터넷에 쓴 글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여동생은 완강하게 저항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글쓴이는 여동생의 아이디를 알아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게 됐다. 그런데 여동생이 올린 글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남충', '애비충' 등 아버지와 오빠들을 비하하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 것은 물론, "아버지가 유병단수 했으면 좋겠다"는 패륜적인 글도 있었던 것이다.
분노를 감출 수 없었던 글쓴이는 여동생에게 "아버지에게 애비충이 뭐냐"며 화를 냈다.
그러나 여동생은 "왜 내 허락 없이 아이디를 도용했느냐"고 따지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여동생은 "예쁘고 착한 여동생이길 바라는 마음이 자신을 옥죄는 것"이라며 "아버지의 무능력 때문에 어머니가 자기 인생 없이 살아온 것에 대한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 여동생은 주말이 되어도 집에 오지 않았고, 이로 인해 글쓴이의 아버지는 우울증을 앓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의 우울증이 심해지던 어느 날,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홀로 TV를 보시던 글쓴이의 아버지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고 말았다.
글쓴이는 "막내와 아버지의 관계가 틀어진 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니 막내를 용서하기 어렵다"며 "한평생 성실히 살다가 가신 우리 아버지가 동생을 옥죈 가해자인 것이냐"는 한탄으로 글을 맺었다.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정말 속이 타들어 가는 글이다", "도대체 어떻게 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 "평생 죄책감을 느끼며 살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