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했는데, 유명 기업의 손자가 가해자 명단에서 쏙 빠져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16일 SBS 8뉴스는 서울의 유명 사립초등학교에서 학생 4명이 같은 반 학생 한 명을 발과 야구방망이로 집단 폭행했지만, 재벌 회장 손자만 가해자 명단에서 빠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어린이는 두달 전 간 수련회에서 야구방망이와 발 등으로 반 친구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재벌 회장 손자와 연예인의 아들이 포함돼 있던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담요를 씌우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은 물을 찾는 피해 학생에게 바나나우유 모양 용기에 담긴 물비누를 우유라며 마시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결국 심한 폭행을 당한 피해 학생은 근육세포가 파괴돼 녹아버리는 횡문근 융해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피해 학생 부모는 이 같은 사실을 바로 학교에 알려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야구방망이를 휘두른 것으로 지목된 가해 학생 한 명을 가해자 명단에서 뺐다.
또 학교 측은 '고의로 폭행한 게 아니다'라는 나머지 가해 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들에게 아무런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가해 학생 A군이 모든 진술서에서 빠져있었다"며 " A군이 모그룹 손자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재벌집 손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명한 사람들의 자식이기 때문에 보호받고 진실이 감춰지고, 특히 이 아이들을 선도하고 지도해야 될 위치에 있는 분들이 그러면 아이들이 뭘 배울 수 있겠습니까"라며 속상함을 표했다.
한편, 학교 측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공정하게 원칙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피해 아동의 부모가 재심을 청구하면 그 결과를 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