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랜섬웨어'로 파산하는 '나야나' 대표가 해커에게 보낸 편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랜섬웨어(Ransomware) 감염으로 협박받은 '인터넷나야나'의 대표가 해커에게 보낸 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5일 웹호스팅업체 인터넷나야나 황칠홍 대표이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커와 협상을 타결했다"며 자료를 복구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황 대표는 1차 복호화(암호해제) 키에 해당하는 비트코인(Bitcoin)을 송금했음을 전하며 "회사를 담보로 관련 업계에서 도움을 주시면 비트코인을 매입해 2차 3차 협상 분을 송금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체 복구까지는 최소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며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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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황 대표 측은 서버 300여 대 중 153대가 랜섬웨어 에레버스(Erebus)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커들이 각 서버당 10비트코인(한화 3억2천710만 원)을 요구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특정 정보를 공유하고 파산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협박당했다고 공개했다.


협박범들이 요구한 비트코인은 한화로 50억 원 상당의 큰 금액이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홈페이지로 현재 준비할 수 있는 현금 자산을 전하며 해커들에게 고객들의 자료를 복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한편 인터넷나야나 측이 해커에게 넘길 금액은 총 13억 정도의 비트코인으로 한국의 웹호스팅업체가 협박범의 요구에 응한 최초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업계에서는 이번 사건 이후 기업들의 공포감을 악용한 유사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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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안녕하세요 인터넷나야나 CEO 입니다.

이제 저는 파산합니다.

20년 동안 열심히 해온 모든 것들이 내일 12시면 사라질 것이라 예상되네요.

당신이 얼마에 만족하실지는 모르겠으나

없는 돈을 만들 수도 없고

당장 돈을 급하게 구한 나의 모든 돈이

한화 4억 원(123bit)이니

당신과 더 좋은 협상을 할 수도 없습니다.

나도 당신이 원하는 550bit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돈이 있다면 나는

나를 믿고 나에게 서비스를 맡겨준

많은 사람들의 자료라도 살릴 수 있을 텐데

이제는 뉴스와 각종 언론에 노출되어

회사를 사겠다는 사람도 없고

더 이상 구할 수 있는 돈도 없다.

누가 이런 회사사정을 알면서 나에게 돈을 빌려주겠는가?

이젠 당신이 한화4억 원(123bit)로 승인을 한다고 해도 나는 더 이상 회사를 살리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복구된다고 해도 고객의 소송이나 항의를 감당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떻게 되든 나의 좌절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에게 부탁한다.

나의 좌절은 지켜보더라도

나의 소중한 고객의 자료만은 복구 할 수 있게 도와줘라.

한화4억 원(123bit)를 주겠다.

만약 복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좌절하겠지만

나의 고객은 다른 좋은 회사에서 다시 일어설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정말 해커라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제발 부탁한다.

나의 고객들을 살수 있게 도와줘라.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한화4억 원(123bi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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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