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콜센터 실습생 사망 사건과 관련,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LB휴넷이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처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원청기업 LG유플러스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LB휴넷은 '현장실습생 사망사고에 대한 입장표명'을 통해 "고인과 유족들에게 애도의 마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22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던 마이스터고 졸업반 홍모(19)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홍양은 'SAVE 부서'에서 해지를 희망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거나 새 상품에 가입하도록 만드는 일을 했다.
'SAVE 부서'는 고객의 폭언과 상사의 실적 압박이라는 이중고 때문에 고객센터 내에서도 가장 악명 높기로 소문나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홍양의 죽음이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회사 내에서 실적 부진에 따른 패널티와 실적 압박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LB휴넷은 공동대책위원회와 교섭에 들어갔고, 5개월 만에 유가족을 찾아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감정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 및 시간외 근무를 중단하고 정기적인 외부 노동감사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LB휴넷은 현장실습제 운영을 폐지하고 상담원들이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있도록 '블랙컨슈머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LB휴넷 등에 고객센터 업무를 위탁한 원청기업 LG유플러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대책위가 사회적 교섭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지만 LG유플러스는 '협상의 주체는 하청기업 LB휴넷에 있다'며 불참 의사를 전했다.
이에 대책위는 "고객센터 내 반노동, 반인권적 폭력은 LG유플러스가 고객센터를 평가하는 지표 때문"이라며 LG유플러스가 이번 사망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센터를 전국 5개로 나눠 경쟁시킨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끝까지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