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거동이 불편한 국가 유공자 박용규씨의 손을 꼭 잡고 자리에 앉을 때까지 직접 부축해 모시고 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6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힘써준 국가유공자들을 표창했다.
이날 박용규(88)씨는 한국전쟁 당시 포병으로 복무하고, 3대에 걸쳐 병역의 의무를 다해 나라로부터 국가유공자증서를 받았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어려운 박씨를 위해 아들 박종철(59)씨가 대신 국가유공자증서 수여 소감을 낭독했다.
아버지의 고된 삶과 전장에서 겪은 어려움을 전한 박씨는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그분들의 희생이 기억되고 자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나라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묵묵히 듣고 있던 김정숙 여사는 눈시울을 붉혔고, 문 대통령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소감이 마무리되고, 종철씨는 아버지 박용규씨를 부축해 무대를 내려왔다. 그때 문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 부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박용규씨의 손을 꼭 잡고 아들 종철씨와 함께 그를 부축했다. 문 대통령은 박용규씨가 무사히 자리에 안착할 때까지 돕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추념식 내내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다했던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국가 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회가 동의해 준다면 국가보훈처의 위상을 높여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도 희생자 유가족 김소형씨를 따뜻하게 안아주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