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엄마의 동거남에게 폭행을 당해 한쪽 눈이 실명하고 고환 제거 수술까지 받은 5세 소년이 한 말이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5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내연녀의 아들을 폭행해 한쪽 눈을 실명하게 한 이모(27) 씨와 친엄마 최모(35) 씨에게 각각 살인미수와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심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목포지원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목포시의 한 술집에서 만난 뒤 최씨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최씨의 아들 A군(5)을 향한 이씨의 폭행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이씨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찜질용 얼음주머니나 주먹과 발로 A군을 무차별 폭행했다. 키 180cm, 체중 80kg의 이씨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총 8차례에게 걸쳐 키 110cm, 체중 20kg의 A군을 폭행했다.
이씨의 무차별 폭행으로 A군은 두개골과 팔다리가 골절됐고, 한쪽 고환이 손상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특히 안면골절 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왼쪽 눈까지 실명했다. 10월 말 병원에 실려 온 A군을 살펴본 의료진은 "A군의 몸에서 피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친엄마 최씨는 이씨의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이씨와 격리하는 등 구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A군을 학대했다"고 진술했지만 재판에서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는 "폭행은 맞지만 골절 등은 넘어지거나 계단에서 굴러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최씨도 "학대 사실을 몰랐고 돈이 없어서 큰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끝까지 친엄마 최씨를 보호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삼촌(이씨)이 때렸다. 감옥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고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만 반복했고, 친엄마 최씨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 이씨에게 맞을 때에는 친엄마 최씨를 생각해 고통을 참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을 폭행 및 학대한 이씨와 최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