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고교생 A군은 중학생 때 재미 삼아 온라인 스포츠토토를 시작했다가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돈을 걸었지만 점점 도박 횟수와 액수가 커졌고, 잃는 돈도 늘어났다.
마음이 초조해진 A군은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고, 어린 나이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됐다.
심지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갖은 협박과 추궁을 당하기도 했다. 그렇게 A군이 3년간 진 빚은 무려 1억 5천만원에 달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부모는 재산을 저당 잡혀가면서까지 아들이 진 빚을 대신 갚아야 했다.
앞서 언급된 사례는 과거의 일이지만, 여전히 '청소년의 온라인 불법도박'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KCGP)가 발간한 '2015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생 276만명 가운데 약 3만명 가량이 도박 중독 상태가 가장 심각한 '문제군'으로 분류됐다.
위험 수준에 든 청소년도 12만 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불법도박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본인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청소년들도 쉽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게다가 불법 도박에서 그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품을 갈취하거나 훔치는 등 2차 범죄로 이어져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성인에 비해 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한 정책이 거의 전무한 편"이라며 "불법 도박을 행하는 청소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최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법무부 소년범죄예방과와 연계해 전국을 돌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도박문제 예방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도박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국번없이 1336으로 전화해 무료로 전문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