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수조원을 쓰고도 기대했던 핵심 기술을 이전받지 못해 논란이 일었던 록히드 마틴의 F-35A를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한 인물이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KBS 뉴스는 2013년 9월 F-X 사업 후보로 낙점됐던 F-15SE가 최종 승인 직전 탈락하고, 이듬해 록히드 마틴의 F-35A가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될 당시 결정을 바꾼 의결기구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이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다고 보도했다.
7조 3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F-X 사업은 록히드 마틴의 F-35A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과 수조원을 쓰고도 기대했던 핵심 기술을 이전받지 못해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를 결정한 의결기구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은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고, 그는 당시 '정무적 판단으로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말해 해석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또한 애초 60대를 도입하기로 했던 전투기가 40대로 줄어든 것과 방위사업청이 록히드마틴과 수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25개 기술 이전을 요청했지만, 핵심 장비인 다기능위상배열(AESA)레이더 등 4개 기술을 이전 받지 못해 '굴욕 외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1일 "자체적으로 지난해부터 F-X 사업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고, 올해 4월부터는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실지 감사에 착수했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라면서 "빠르면 3개월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도 높은 방산비리 척결을 예고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실장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발사대 4기의 보고 누락과 관련해 조사한 것에 이어 다시 한 번 더 F-X 사업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선정 기종을 바꾸는 과정에서 2년을 허비했고, 핵심 기술도 이전받지 못해 논란이 일었던 F-X 사업에 대해 어떤 감사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 사조직인 독사파가 사드 보고 누락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이 독일 육군사관학교 유학을 갔다 왔다. 독일 사관학교 출신이라고 그래서 독사파라는 말이 나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이 청와대에서 독점적으로 일처리를 해왔다. 실제로 보고 누락을 김 전 실장이 지시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이를 주도했던 인맥과 사람들은 대개 김 전 실장과 다 연관이 있는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홍 의원 "김 전 실장이 5월 21일부로 그만뒀고 26일 보고이기 때문에 그 날짜가 불과 5일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아직까지는 김 전 실장 영향력 하에 있었다고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