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부의 사드 추가 배치 보고 누락에 대해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0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2기 외 추가로 4기가 반입된 것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사드에 대해 국내에 알려진 바로는 발사대 2대와 엑스밴터 레이더가 들어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정 실장으로부터 4기의 사드 발사대가 국내에 비공개 반입된 사실을 보고받고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듣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정 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에게 사드 추가 반입 경위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 조사할 것을 명령했다.
국방부의 이같은 비밀리 작전 수행에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물론 국민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정권이 바뀐 지 3주 지난 시점까지 한-미 동맹과 대북 안보에 가장 중요한 사드에 대한 보고가 대통령에게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한 장관은 그동안 세 차례 문 대통령에게 직·간접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17일 문 대통령은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찾아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북핵 능력에 대해 보고받았다.
그러나 국방부와 한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21일 정 실장이 임명된 후 김관진 전 안보실장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는 과정에서도 해당 사실은 전달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25일 열린 국정 기획위 업무보고에서도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31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국방부의 사드 추가 배치 누락 의혹과 관련해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청와대는 어제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군 관계자 수 명을 불러 보고누락 관계를 집중 조사했다"며 "그 결과 실무자가 당초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캠프에 보관'이라는 문구가 명기돼있었지만 수차례 보고 과정에서 문구가 삭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충격적인 사실도 전해졌다.
27일 안보실 차장으로부터 사드 4기 추가 배치 사실을 인지한 정 실장은 28일 한 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사드 4기가 (추가로) 들어왔다면서요"라는 취지로 질문한 데 한 장관이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이때까지 한 장관이 사드 추가 배치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정 실장은 다음날 문 대통령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30일 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것이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충격적'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배치가 국민도 모른 채 진행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 한미정상회담 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임에도 국방부가 이 같은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