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배정된 특수활동비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청와대 직원들의 첫 월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청와대 직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월급'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달과는 월급이 사뭇 줄었다. 앞서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특수활동비'를 절감하라고 지시한 사안이 곧바로 월급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때부터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 A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의 지시로 월급에서 '수당' 개념으로 이해되던 특수활동비가 빠졌다"고 말했다.
다만 줄어든 금액의 규모는 직급에 따라 다르므로 전체 감축 비용은 추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직원들은 실질적으로 월급이 줄었지만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
한편 특수활동비가 본격적으로 논란이 된 건 지난달 21일 검찰과 법무부 인사들이 일명 '돈봉투 만찬'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다.
당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등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 검사 7명과 법무부 인사는 70만원~100만원이 든 봉투를 '격려금' 차원으로 나눠 가졌다.
이후 해당 돈의 출처가 '특수활동비'로 밝혀졌고, 문재인 정부는 곧바로 감찰을 지시했다.
'특수활동비'는 보안상의 이유로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관행처럼 직원들의 격려금, 수당 등으로 지출돼 왔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정지된 상태에서도 청와대가 특수활동비 35억원을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통령 비서실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중 현재 남은 127억원 중 53억원(42%)을 절감해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대통령이 사용하는 식비, 비품 등을 모두 월급에서 차감해 앞으로 5년간 청와대 생활을 주거공간만 빌리는 '전세살이'로 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