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오늘(28일)로 38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폐업한 '부곡하와이'의 한 직원이 장문의 작별 인사를 올렸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곡하와이 직원입니다'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부곡하와이에서 7년 동안 근무했다는 A씨는 결혼 전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해 자녀 3명을 낳고 키우고 있다고 회상했다.
38년만에 문 닫는 회사를 바라보는 직원의 심정은 어떠할까. 만감이 교차했던 모양인지 A씨는 자신의 청춘을 바친 부곡하와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창업주인 고(故) 배종성 회장님에 대한 소개로 글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큰 재력가였던 배종성 회장은 한국에 뭔가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 '부곡하와이'를 설립했다고 한다.
오픈 이후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전성기를 맞았고 전국민에게 사랑 받는 놀이공원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오너인 배종성 회장이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적폐'가 생겼다고 한다.
전문 경영인이 방만하게 운영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시설은 80년대 가격은 2000년대'라는 조롱을 듣게 됐다.
그래도 직원들이 성실히 일해 화려한 과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민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몇 해 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뒤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세월호 여파로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어 적자가 갑자기 쌓였고 그후 회복하는듯 했지만 이듬해 메르스 사태로 치명상을 입었다.
결국 적자를 이기지 못한 부곡하와이는 2017년 5월 28일 공식 폐업을 선언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A씨는 "제게는 단순히 돈 벌어간다는 직장 이상의 감정이었고 저의 희로애락이 다 집약된 곳입니다"라며 "폐업으로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십니다. 여러분들의 추억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이어 "언젠가는 부곡하와이가 좋은 투자자분을 만나 새 단장 후에 꼭 재개장해서 많은 분들에게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들었줬으면 합니다. 그때는 저도 손님으로 오겠죠?"라고 작별 인사를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