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교육부가 오는 8월로 예정됐던 중·고교 검정 역사교과서의 심사본 제출기한을 올해 말로 미루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교육부는 "중·고교 검정 역사교과서 심사본 제출시한을 올해 8월에서 오는 12월 또는 내년 5월로 연기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검정역사교과서 개발에 참여한 5개 출판사 담당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심사본 제출시한을 올해 말 등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안건이 나왔다"며 "출판사와 집필진의 의견을 수렴해 검정교과서 개발 일정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정교과서 폐지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2018년부터 적용 예정인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 체제를 검정 체제로 전환할 것"을 비롯해 "검정교과서를 차질없이 준비하라"는 내용도 지시했다.
그러나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이 '친일미화' 논란을 일으킨 국정교과서 편찬 기준과 동일하다는 것과 함께 통상 2년이 걸리는 교과서 개발 일정을 1년 안에 끝내야 했기 때문에 '졸속 집필'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당초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 지시에도 불구하고 검정 역사교과서 심사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논란이 일자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오늘(25일) 업무 보고를 진행하는 교육부는 이달 중 집필기준 수정과 2015 역사과 교육과정 도입시기, 검정일정 변경 등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예정된 검정 역사교과서 적용 시점은 최소 내후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새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마련을 위한 진보·보수간 갈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교과서 국·검·인정 결정의 민주적 보장을 위한 '교육과정개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교과서 자유발행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