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기초생활수급자 남성이 1억원의 수표를 줍자마자 경찰서에 돌려준 사연이 주위를 훈훈하게 한다.
최근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 원미지구대에서는 길거리에서 주운 봉투 2장을 들고 찾아온 남성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10일 오후 2시경 경찰서를 찾아온 우영추(53) 씨는 경찰에게 각각 1억 1,500만원 짜리 수표와 주민등록등본이 들어있는 봉투 두 장을 건넸다.
한 아파트 단지 상가 앞에서 봉투를 줍자마자 지구대로 달려왔다는 우씨는 "큰 금액의 수표인데다 등본이 함께 있어 뭔가 중요한 일에 쓰일 돈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씨가 경찰서에 봉투를 전달한 덕분에 1억원의 주인 A씨는 곧 돈을 찾을 수 있었다.
거금을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A씨는 우씨에게 보상금을 전달하려 했지만 우씨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는 되려 "고생하는 경찰관들에게 수박이라도 한 통 사다 달라"고 말하며 끝내 보상금을 받지 않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하나인 '조건부 수급자'인 우씨는 월세 30만원짜리 다세대 주택에 살면서 지적장애 2급인 고등학교 2학년생 딸과,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키우고 있다.
국가에서 제공한 일자리를 얻어 택배 일을 하는 우씨의 월급은 85만원 수준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정직함을 유지한 우영추씨의 행동에 최근 경찰은 그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감사장을 받은 그는 "보상금을 준다고 했으나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 거절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