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송이 기자 = SK브로드밴드가 자회사를 설립해 하도급 협력업체 직원 52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한다.
지난 21일 SK브로드밴드는 업무위탁 계약을 맺은 103개 대리점에서 근무해온 인터넷 설치 및 수리 기사 등 약 5200명을 직접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일자리 공약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구현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22일 SK브로드밴드는 이사회를 열어 인터넷망 설치 및 애프터서비스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설립의 구체적인 방안을 의결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 자본금 46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100% 자기지분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7월부터 업무위탁 계약이 종료되는 직원들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되며 2018년 7월까지 전직원이 자회사 정규직으로 고용될 전망이다.
사실 협력업체로 운영된 대리점들의 직원들은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선 이같은 하도급 관계도 사실상 비정규직인 '간접고용'으로 봐왔다.
SK브로드밴드는 "고용 불안과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직원의 이직률이 20%에 달했다. 기존 서비스 뿐만아니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서비스를 맞춤 제공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추도록 향후 자회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려도 제기됐다. 노동계측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해도 본사가 아닌 자회사에 고용될 경우 임금이나 처우가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대리점과의 마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을 자회사로 보내야하는 대리점은 폐업 수순을 밟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LG유플러스 등 비슷한 하도급 계약을 맺고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들에게도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12일 공기업 중에선 인천공항공사가 하도급업체 직원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