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이 오는 23일 열리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21일 검찰 출석 당시 신문 조서가 공개됐다.
최근 월간지 월간조선이 입수한 검찰 피의자 신문 조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내내 뇌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삼성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재단 후원금과 최순실 씨 딸 정유라의 승마훈련 지원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 생활을 하는 동안 대가 관계로 뭘 주고받고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더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3년 반을 고생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제가 그 더러운 돈 받겠다고...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드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삼성의 미르재단 출연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만약 뇌물을 받는다면 제가 쓸 수 있게 몰래 받지 모든 국민이 다 아는 공익재단을 만들어 출연을 받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삼성에서 무엇을 해달라는 말이 없었고, 나도 해줄 게 없었는데 어떻게 뇌물이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격노에 조사가 약 16분가량 중단됐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한 것과 관련해서 박 전 대통령은 "최씨가 국민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가다듬는 데 감각이 있어서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정식재판을 받는다.
이로써 피고인이 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특히 이날 재판은 최씨의 뇌물 사건과 병합해 이뤄지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법정에 서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