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경호차량 세워 '구급차' 먼저 지나가도록 배려한 대통령 경호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취임 후 처음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묘지 참배를 마치고 차에 올라탔다.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문 대통령의 의전차량이 민주묘지를 빠져나가던 도중 갑자기 뒤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노란색 상의를 입고 있던 남성은 다급하게 "위험합니다", "비켜서세요"라고 외쳤고 이를 들은 경호원들은 차량을 급히 멈춰세웠다.


뒤에 있던 119구급차는 비상등을 켜고 빠른 속도로 문 대통령이 타고 있던 의전차량을 앞질러 지나갔다.


인사이트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분향하는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18일 뉴시스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던 이날 계엄군에 연행돼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던 시민 A(54) 씨가 트라우마 때문에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아무런 이유없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지고는 했던 A씨는 이날 기념식을 마치고 나오던 도중 쓰러졌다.


A씨가 순간 숨을 쉬지 못해 일분일초가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차가 인근 병원으로 이동하려는 순간에 하필 문 대통령의 의전 차량이 민주묘지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뉴시스는 이에 119 구급대원은 위급한 상황을 알렸고 경호원들이 직접 200m 넘는 거리를 달리며 구급차가 대통령 의전 차량 앞을 지나 현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줬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유족을 끌어안아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한 구급대원은 뉴시스에 "구급차를 본 경호원들이 가장 먼저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말로만 듣던 열린 경호를 직접 경험한 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경호원들이 보여준 '모세의 기적'이었다"며 "국민들도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추모사를 마치고 무대 뒤로 퇴장하던 5·18 유가족 김소형(37) 씨를 꼭 끌어안으며 위로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경호실장에게 '힘들었겠지만 (내가) 국민에 다가가니 좋아하시지 않나'라고 물었다"며 "경호실장이 '국민이 걱정하지 않게 경호대책을 세웠다'고 보고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