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피우진 예비역 육군 중령이 문재인 정부 첫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가운데 그가 걸어온 길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장에 최초로 여성인 피우진(61) 예비역 중령을 임명했다.
피 처장은 국내 첫 여성 헬기조종사로 명성을 떨쳤다. 1979년 여군사관 후보생으로 임관한 그는 특전사 중대장을 지냈고 이후 육군 항공 병과에 자원해 고된 훈련 끝에 1981년 최초의 여성 헬기 조종사가 됐다.
피 처장은 육군 특전사령부, 육군 205 항공대대, 육군항공학교 등에서 복무하며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유리 천장'을 뚫었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다 2002년 유방암으로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피 처장은 병마를 이겨내고 복직했지만 2005년 9월 공중근무 자격이 해임됐다.
그해 정례 신체검사에서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은 병력 때문에 심신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당시 피 처장은 "근무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퇴역 처분은 부당하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서울행정법원은 "현역으로 복무하는 데 장애 사유가 없는데 강제 전역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이라며 피 처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2008년 5월 육군항공학교 교리발전처장으로 복귀한 그는 2009년 예편했다.
피 처장은 복직 전인 2008년 18대 총선에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하며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2015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소속 '젊은 여군 포럼' 대표로서 군대 내 성폭력·인권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한편 피 처장은 17일 임명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지는 않다"며 "여성 공직자·장관을 30% 비율로 하겠다고 공약했고, 군 출신이면서 상이군인이기 때문에 발탁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