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한국 시간으로 지난 3월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수색이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그동한 미흡했던 선사와 정부 대응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가족 대표 허경주 씨는 침몰 42일째인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에 실종자 수색을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허씨는 그동안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과 정부가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 골든타임이라는 게 있는데 선사는 침몰 12시간 후에야 정부에 최초 신고를 했다"며 "선사 측은 '정부에 신고해야 되는 걸 미처 생각 못했다'고 변명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측이 해경에 신고한 뒤 외교부는 지난 4월 1일 오후 1시경 재외국민보호긴급대책반을 가동했다. 그러나 허씨에 따르면 이 대책반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허씨는 "대책반이 만들어지자 그날 저녁 7시쯤에 우리 가족이 외교부를 찾아가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당시 외교부 관계자는 허씨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할 문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언론에 뿌릴 보도자료를 만들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이에 대해 "7시간 동안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다"라며 "외교부는 선체에 구명정이 몇 척이 있는지, 몇 인승인지, 선체 내부에 식수나 식량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허씨는 정부의 미흡한 대응은 이후에도 계속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건 발생 4일 후부터 정부에 인공위성으로 수색 지역을 찍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외교부 담당 국장은 거기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허씨는 외교부, 해수부, 해경 어디에도 '위기 대응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정부는 우왕좌왕만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일단 선사가 기본적인 책임을 져야 하지만 선사가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는 국가가 나서주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10일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충분히 훈련받은 선원들은 남대서양 어딘가에 분명 살아있다고 믿는다"며 "무책임한 수색종료 선언을 철회하고 수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1호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