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어린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아빠가 사고 현장에 헌화하며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휩싸였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의 한 터널의 유치원 버스 화재 현장에는 조그만 빈소가 차려졌다.
빈소에는 숨진 유치원생들의 부모들이 찾아와 하얀 국화꽃으로 만들어진 화환을 설치하고 헌화했다.
사고 현장을 찾은 일부 유족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
숨진 가은(5)양의 아버지 김미석씨는 "사고를 당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날만 유독 유치원엘 가기 싫다고 했다고 한다"며 "대부분 다독여서 유치원 통학버스에 태워보냈는데 그게 죽음의 길로 이어질지는 몰랐다"고 애통해 했다.
함께 사고를 당한 상율(4)군의 아버지 이정규씨도 "아침에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옷을 입혀주는데 아이가 '유치원 차가 너무 뜨거워'라고 하면서 유치원에 안 가겠다고 떼쓰는 걸 겨우 달래서 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사고가 발생한 9일 직접 사고 처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다음날 중국 외교부도 별도 성명을 내고 지도부가 이번 사고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지방정부가 사고 현장 수습을 지휘하고 외교 라인을 통해 한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중국 지도부의 적극적인 대응은 한국에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를 긴밀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사고 발생 당일 후보자 신분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에 잠겼을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칭다오 총영사관과 외교부는 총력을 다해 유가족들의 모든 요구에 신속하게 응해야 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중국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고 수습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도 안타까운 어린아이들의 죽음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라며 "부디 고통 없는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길 기원할 뿐입니다. 숨도 쉬지 못할 슬픔에 힘겨워할 유가족들께 거듭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