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일본 정부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숙 농성이 10일로 500일째를 맞았다.
이날 '소녀상농성 대학생공동행동' 측은 농성 500일을 맞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24시간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농성 499일째인 지난 9일 오후 12시부터 10일 오후 12시까지 서울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열고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를 요구했다.
'소녀상 지킴이'로 통하는 이들은 2015년 12월28일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이틀 후인 30일부터 자발적으로 비닐 천막 안에서 지내며 1년 넘게 평화의 소녀상 곁을 지켜왔다.
특히 배화여자대학교 영어통번역과에 재학중인 대학생공동행동대표 최혜련(23) 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휴학까지 하면서 매일같이 소녀상 곁에 있었다.
최 대표와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공동행동은 보통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 교대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뜻이다.
최 대표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로 '양심'을 꼽았다. 그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고 제대로 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노숙 농성을 벌이자 시민들은 이들에게 직접 만든 음식과 간식, 그리고 성금을 전달하며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82쿡'은 학생들에게 매일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대표는 이날 '소녀상 농성' 500일을 맞아 이날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열린 1,282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위안부 문제를 원칙대로 해결하겠다고 했으니 피해자 할머니들의 요구인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후 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 이날 청와대 앞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폐기하고 소녀상을 보존하라는 요구를 전하기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학생공동행동은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후 재협상에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 들어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