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어버이 날인 지난 8일 헬기 사고로 숨진 아버지 장례식장을 지키던 어린 딸은 하염없이 '아빠'를 부르며 오열했다.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됐던 헬기가 고압선과 충돌하면서 헬기에 타고 있던 정비사 조모(47)씨가 숨졌다.
조 씨의 빈소가 차려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삼성장례문화원에는 13살 난 어린 딸과 아내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딸은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아빠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 듯 망연자실했다.
어린 딸을 꼭 껴안은 아내는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딸은 "아빠, 아빠 가지마..."라며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아빠를 연신 불러댔다.
조 씨는 생전 외동딸을 끔찍이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알고 지켜보던 주위 사람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훔쳤다.
조 씨의 한 동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을 보려고 일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던 동료였다"며 "아내와 딸의 비통함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냐"고 흐느꼈다.
겉잡을 수 없이 번지던 강원도 삼척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지난 8일 투입된 헬기에 타고 있던 정비사 조 씨.
산불 진화에 나섰다가 연료를 보급하기 위해 이동하던 헬기는 안개로 시야가 가려 고압선과 충동하면서 인근 하천에 비상착륙했다.
헬기에 탑승했던 조 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1997년 입사해 20년 동안 헬기 정비에 나서며 베테랑 정비사로 통했던 조 씨.
특히 이날 조 씨는 끼니도 거른 채 산불 진압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강원도 삼척과 강릉에서 발생해 나흘동안 이어진 산불은 9일 오후 축구장 면적 476배에 달하는 임야 340ha를 태우고 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