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임산부 배려석을 지켜주세요"
지난 7일 방송된 JTBC '김재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에서는 '자리'를 주제로 청중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대화 주제인 '자리'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청중들과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던 것은 전철과 버스 등의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현재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과 대전, 대구, 광주의 지하철·전철에는 임산부 배려석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임산부 배려석은 분홍색으로 다른 좌석과 구별이 가능하지만 임신과 관계없는 남성과 일부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임산부가 해당 좌석에 앉아있을 경우 일부 시민들에게 해코지를 당하는 사례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전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4월에는 한 중년 남성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여성에게 "임신 했냐"고 물으며 위협하는 영상이 인사이트에 제보되기도 했다.
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만삭 임산부가 오늘 지하철에서 당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글을 쓴 누리꾼 A씨는 출산을 앞둔 37주차 임산부였다. 일을 마치고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아주머니가 자리를 양보해줘 지하철 자리에 앉게 됐다.
이 장면을 본 한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A씨와 자리를 비켜준 아주머니에게 "왜 자리를 비켜주냐"며 "요새 젊은것들은 유난 떤다"고 호통을 쳤다.
아주머니는 "아니 임산부잖아요. 아저씨는 왜 그래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고 A씨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남성의 막말과 호통은 계속됐다. 보다 못한 한 청년이 A씨를 다른 자리로 이동시킨 뒤에야 소동이 마무리됐다.
A씨는 당시를 회상하는 글을 올리며 "인터넷에서만 보던 일을 직접 겪으니 정말 비참했다"며 "배 속에 있는 아기가 딸이라 더 걱정이지만 이 나라에선 둘째 못 낳겠다"고 속상해했다.
해당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이 중 한 댓글에는 "나는 임신 38주차에 병원 가려고 전철을 탔다가 '오입질이 자랑이냐'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해 누리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와 비슷한 사연들이 '톡투유'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톡투유에 패널로 출연한 교수진들은 "우리가 경로사상은 잘 되어있는데, 이제는 경아사상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면서 "노인 공경하듯 태어날 아이에 대한 배려도 임산부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 혹은 성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서로를 배려해주고 도와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