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2번 찍으세요"…사전투표에 지적장애인 동원 논란

인사이트 홍준표 후보 유세가 펼쳐진 안동시 중앙로에서 지적장애인들이 인솔지와 함께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자유한국당 측이 사전 투표에 지적장애인을 동원해 "2번을 찍으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장애인들은 사전투표 직전 안동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유세현장에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오마이뉴스는 안동의 한 주간보호센터에서 지적 장애인을 홍 후보 유세에 데려갔다가 사전투표를 시키고 식사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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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4일 오전 안동시 안기동에 위치한 A보호센터는 지적장애인 14명을 승합차에 태워 삼산동 신한은행 앞 홍 후보의 유세현장에 데려갔다.


이들은 유세가 끝난 후 용상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로 향했고, 보호센터 직원들은 이들의 투표를 도왔다.


투표를 마친 장애인들은 안동체육관 근처의 한 식당에서 센터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했고, 직원 중 한 명이 식사비용을 일괄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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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에 참여한 지적장애인 A씨는 센터에서 누구를 찍으라는 말이 있었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아침에, 2번 나오는 거, 2번 찍으라고 한 칸에"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적장애인 B씨 역시 같은 질문에 손가락 두 개를 펴 '2번'을 가리켰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지적장애인을 사전투표 직전 홍 후보의 유세현장에 동원한 것에 그치지 않고 '2번을 찍으라'고 교육까지 한 셈이다.


특히 해당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2016년 9월 새누리당(현재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안동 지역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 자유한국당 경북선대위 부위원장을 일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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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적장애인을 데리고 유세장에 간 것, 사전투표장에 데려간 것, 점심식사 비용을 센터에서 지불한 것은 인정했으나 2번을 찍으라고 교육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27일 홍 후보의 부인 이순삼씨는 제주시 민속오일장 유세 당시 도내 장애인보호시설 직원과 장애인 등 50여 명을 집단 동원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도내장애인 보호시설 원장 윤모씨를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