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황금연휴를 맞아 부인과 아들, 딸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 중인 A씨는 제주도 특산물인 흑돼지를 먹고 영수증을 받은 뒤 깜짝 놀랐다.
흑돼지 4인분에 밥과 찌개, 음료 등을 먹었을 뿐인데 2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지금 갈치 먹으러 왔는데 메뉴판 가격 보고 깜짝 놀랐네요"라며 "아이들이 먹자고 하는데 안 먹을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9일 대통령 선거일까지 최대 11일의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각지와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지난 3월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금지하면서 한적해진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이 특히 늘었다.
그러나 제주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물가가 해도 해도 너무 비싸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제주도로 향하는 국내 저가항공 가격은 10만원대로 치솟았고 중문단지의 5성급 호텔 가격도 평소 주말 가격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관광지 주변 음식점 물가도 지갑 열기가 두려울 정도다.
성산 일출봉 근처 한 흑돼지 전문점은 흑돼지 1인분에 1만 8천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흑돼지 전문점도 2인분 600g에 5만 4천원을 받고 있어 4인 가족이 먹을 경우 10만원을 훌쩍 넘긴 영수증을 받아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를 한 번 찾은 관광객들은 차라리 동남아로 여행 가는 것이 훨씬 저렴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까운 여행지의 항공료가 많이 싸졌고 물가 또한 한국보다 저렴해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주도 관광협회는 이번 황금연휴 기간에 45만 2천명의 내국인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지면서 한적한 제주도를 즐기려는 내국인들이 다시 제주를 찾게 하려면 제주의 관광 업계가 내국인 관광객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세겨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