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김 모(11) 양의 부모는 최근 화장을 하고 싶어하는 딸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딸이 화장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5살 때부터지만 최근 TV에서 10대 연예인들이 화장하고 나오자 그 관심이 더욱 커졌다.
김 양의 부모는 화장을 아예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저자극 어린이용 네일케어 제품을 사줬다.
그러나 어른용 화장품에는 손대지 못하게 철저히 막고 있다. 동시에 "화장한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어린이 모습이 가장 예쁘다"고 끊임없이 딸아이를 설득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생 백모(10)양의 부모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화장하고 TV에 나오는 10대 연예인들과 같은 학교 5~6학년 중 화장을 하는 언니들의 모습을 보더니 화장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같이 마트에 가도 입구에 있는 화장품 판매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니 입술에 바르는 틴트를 사고 싶다고 했다. 백 양의 부모는 "아직은 넌 어려서 화장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리며 방학 때 손톱에 매니큐어 정도만 바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화장하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면서 김양, 백양의 경우처럼 부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인터넷포털 사이트 카페에는 화장하고 싶어하는 초·중등학생 딸들에 대한 고민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한 카페 회원은 "중 3 딸이 친구 화장품을 빌려서 화장을 했다가 피부가 뒤집혔다"는 글을 남겼으며 다른 회원은 "이제 6학년 되는 딸이 엄마 몰래 틴트를 샀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무조건 못하게 막는 것보다 차라리 좋은 성분 화장품으로 골라주라는 조언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학원 선생님이라는 한 카페 회원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비비크림이나 틴트를 바르는데, '지금이 예쁠 때고 나중에 피부 안 좋아지면 후회한다'고 얘기해도 믿지 않는다"며 "한참 (화장에) 관심 가질 때 자꾸 안 된다고 하면 몰래 하게 돼 오히려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도 "초등학교 6학년부터 화장품이 아이들 대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화장하고 싶어 하면 집에서 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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