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한달째 아들 '카톡' 답장 기다리는 침몰 화물선 승무원 아버지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하루빨리 아들이 카톡 메시지를 읽어 숫자 '1'이 사라지기를 기다립니다"


지난 25일 뉴스앤조이는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문원준 씨의 아버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문씨는 자연스럽게 해사인(바다와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됐다.


지난해 호주로 가는 화물선을 탔던 문씨는 이번 출항에서 삼등기관사로 스텔라데이지호에 탑승했다.


이전 배와 달리 스텔라데이지호는 30년 가까이 된 노후 선박이었고 문씨는 오래된 배라 엔진 냉각기 고장 수리 등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가끔 카톡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더이상 문씨는 아버지가 보낸 카톡을 읽지 않아 숫자 '1'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문원준씨 가족 / 뉴스앤조이


문씨를 비롯한 스텔라데이지호에 탑승해 있던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4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브라질에서 출발해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을 지나던 스텔라데이지호는 31일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침몰 3일 뒤 한 척의 구명벌에서 필리핀인 2명이 구조된 뒤로 나머지 선원들도 곧 구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3주 넘게 이어지는 무소식에 가족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실종자들이 생존해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아직 구명벌 한 척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선원들이 배에서 탈출해 구명벌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에 적극적인 실종자 수색을 요구하고 있다.


문씨의 아버지는 "책임감 강하고 든든한 아들이 곧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며 한 달 전 보낸 카톡을 아들이 읽어 숫자 1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