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의 실업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업자는 116만 7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만 4천2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업자 중 46.5%가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소지한 사람들이었다. 실업자는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만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다.
특히 대졸 이상 실업자는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서 고학력자들의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업률은 초졸 이하가 5.3%, 대졸 이상 4.4%, 고졸 4.2%, 중졸 3.5%로 집계됐다.
또한 만 15세 인구 중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일을 할 능력이 있지만 일을 할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 6천500명 감소한 1천 655만2천 명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고졸 591만 3천 명, 초졸 이하 372만 3천 명, 대졸 이상 352만 8천 명, 중졸 338만 7천 명 순이었다.
이중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 3천800 명 증가했다.
이처럼 사회 통념상 백수로 볼 수 있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대졸 이상 고학력자 계층에서 늘어나는 현상은 '노동수급 불일치'와 '임금 격차 확대'가 큰 탓으로 보인다.
노동수급 불일치는 대졸 이상 학력 소유자들이 원하는 일자리와 갈 수 있는 일자리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노동수급 불일치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데, 청년층과 대졸 이상 고학력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임금 격차와 근로조건 등 질의 차이가 커지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도 증가했다.
실제 대학 졸업 이후 노량진 고시촌 등에서 몇 년째 공무원 준비를 하는 취업준비생(공시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층 공시생이 지난 2011년 18만 5천 명에서 지난해 25만 7천 명으로 약38.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고학력이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하는 고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다.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특성화 고등학교의 취업자가 늘어 대학 진학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