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사육 인구 1천만 명 시대가 열리면서 개와 고양이가 우리 사회 일부로 자리 잡았다.
가족처럼 지내는 반려견은 주인에게는 '애굣덩어리'이지만, 흉포한 맹수로 돌변해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일 오후 7시 53분께 충북 단양군 영춘면의 한 마을에서 A(52)씨가 대형 반려견에 물려 다리를 다쳤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를 문 개는 몸무게가 45~60㎏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큰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으로, 당시 목줄에 묶여 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반려견 주인이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상해죄나 과실치상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순한 줄만 알았던 반려견이 행인을 물면 주인이 처벌 받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2월 반려견 관리를 소홀히 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B(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지난 2월 9일 오후 3시께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의 목줄을 길게 늘어뜨려 방치했다. 이 개는 출입문 밖으로 나와 행인 C(56·여)씨의 왼팔을 물었다. C씨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B씨가 키우던 반려견은 '아메리칸 불리' 종으로 50㎝가량의 비교적 큰 덩치에 험상궂게 생겼다.
경찰은 A씨가 '개조심' 경고문을 붙이지 않는 등 반려견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 입건했다.
지난 1월 24일에는 부산 기장군에서 가정집 마당에서 탈출한 셰퍼드 한 마리가 동해 남부선 기장역에 난입해 시민들을 공격했다.
몸길이 1.2m로 3년생인 이 셰퍼드는 D(35·여)씨의 신발을 물어뜯고 그의 아들(7)을 공격했다. 또 다른 20대 시민의 오른쪽 발목을 물고 바지를 뜯기도 했다.
날뛰던 셰퍼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포획됐지만, 시민들은 20분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반려견이 늘어나면서 개에 물리는 사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 불과했으나 해가 갈수록 꾸준히 증가 2014년 701건으로 늘어나더니, 이듬 해에는 1천488건으로 2배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1천19건이 접수됐다.
상해를 가한 개가 유기견의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 물을 수 없고 보상받을 길도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 관계자는 "개에 물려 피해를 보더라도 유기견처럼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은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따지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가 공격성을 보이면 도망가거나 소리를 지르지 말고, 개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상태에서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이완규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개에게 물리면 광견병이 아니더라도 일반 상처보다 2차 세균 감염 위험이 크다"면서 "상처 부위를 깨끗이 소독하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영기 동물단체 케어 사무국장은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할 때는 목줄을 반드시 착용시켜야 하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줄을 짧게 잡아 물림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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