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목)

이영돈 PD 밉지 않냐는 질문에 김영애가 한 말

인사이트KBS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배우 김영애가 췌장암으로 지난 9일 별세한 가운데, 과거 이영돈 PD와의 악연과 그에 대해 한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영애는 별세 두 달여 전인 지난 2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해당 인터뷰는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이며 김영애가 눈 감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인터뷰다.


이 인터뷰에서 김영애는 이영돈 PD와의 악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KBS1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연기만 하기 위해 황토팩 사업을 시작한 김영애는 지난 2003년 한 홈쇼핑 브랜드에서만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사업가로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2년간 매출 1,700억원을 올리는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사업 확장과 결혼을 이유로 2004년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KBS1을 통해 방송된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이 김영애의 인생과 황토팩 사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故 김영애 별세 소식에 재조명된 이영돈 PD의 '황토팩 사건'김영애 별세 소식에 이영돈 PD의 '황토팩 사건'이 재조명되며 이영돈 PD를 향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당시 이영돈 PD는 황토팩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고, 이로 인해 김영애의 황토팩 사업은 몰락했다. 또 그녀는 회사를 운영한 5살 연하의 남편과 이혼까지 하게 됐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황토팩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김영애의 건강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이에 대해 취재진은 김영애에게 "이영돈 PD가 밉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영애는 "용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하나님을 믿으면서 편안해진 게, 미운 사람이 없어지더라. 그리 따지면 나도 살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을 많이 했다. 누구를 뭐라고 하거나 미워할 처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면서 "지금은 어떤 미운 사람도 가슴에 남아있지 않다. 누굴 원망하는 건 결국 나를 괴롭히는 건데 그 시기를 그냥 나를 위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잘못된 보도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그럼에도 이영돈 PD를 용서했다는 김영애의 따뜻한 관용.


이 미덕은 질문을 한 취재진은 물론 이를 본 누리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한편 김영애는 췌장암과 합병증으로 투병하던 중 9일 오전 향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