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엄마는 수학여행간다고 집을 나간 뒤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딸의 교복을 보고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친구를 구조하느라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딸은 참사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난 1129일만에 엄마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에서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딸을 찾기 위해 3년이 넘도록 울고 버티며 기다려오고 있는 두 엄마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 엄마 박은미 씨는 3년이 되도록 집으로 오지 못하고 있는 딸 허다윤 양의 학생증을 보며 입맞춤했다.
촬영 당시 허다윤 양의 유해가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엄마 박은미 씨는 딸의 교복을 보자마자 밀려오는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얼룩으로 남아있는 그날의 흔적을 보던 엄마 박은미 씨는 행여 딸의 냄새가 남아있지는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교복에 얼굴을 파묻었다.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았던 그 순간 얼마나 엄마를 애타게 찾았을까. 엄마는 침몰하기 직전 자신을 찾았을 딸 허다윤 양의 생각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엄마 박은미 씨는 "다윤이 거 다 나왔다. 다 찾았는데 다윤이가 안 나왔다"며 "정작 내가 필요한 건 다윤이 유품이 아니고 다윤이 물건이 아니고 다윤인데"라며 하루 빨리 가족들 품으로 딸이 돌아오길 기원했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은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며 엄마에겐 친구 같은 딸, 아빠에겐 애인 같은 딸이었다.
이런 허다윤의 성품은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드러났다. 참사 당시 배에서 뒤늦게 빠져 나온 친구 한 명을 먼저 헬기에 구조되도록 돕느라 정작 본인은 나오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한없이 착하기만 했던 예쁜 딸 허다윤 양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129일이 지난 뒤에야 엄마 품에 안겼다.
세월호 선체 3층 객실 중앙부 우현에서 수습한 치아와 치열 등을 감정한 결과 단원고 허다윤 양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딸을 찾았다는 소식에 허다윤 양 엄마 박은미 씨는 "치아는 확인됐는데 아직 다른 부위는 확인이 안 돼 온전히 찾았다고 볼 수 없다"며 "나머지 미수습자도 함께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을 지키며 딸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허다윤 양 엄마 박은미 씨.
엄마는 언제 끝날지 모를 긴 기다림과 남겨짐의 고통을 반복하면서 지난 3년이라는 시간을 힘겹게 버텨왔다.
한편 세월호 선체 3층 선미왼쪽에서 사람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형태의 유해가 발견된 상태여서 미수습자 수습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