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약하고 마시면 얼굴이 쉬 빨개지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경 후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위험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게이오(慶應)대학 연구팀은 알코올 분해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약하면 뼈가 더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27일 자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교도(共同)통신과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이 대학 미야모토 다케시 교수(정형외과)팀은 알코올을 분해할 때 작용하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인 "ALDH2"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의 작용이 태어날 때부터 약한 사람은 술에 취하는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잘 분해하지 못해 술이 약해진다.
연구팀은 ALDH2와 대퇴골 골절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44세부터 101세까지의 중·장년 여성을 대상으로 골다공증으로 인해 대퇴골을 골절한 92명과 뼈에 이상이 없는 건강한 48명의 게놈(유전정보)을 분석했다.
골절상을 입은 사람 중 이 유전자의 기능이 약한 사람은 58%인 것으로 조사됐다. 골절을 당하지 않은 사람 중 같은 유전자의 기능이 약한 사람은 35%였다. 연령 등의 영향을 제외하고 비교한 결과 이 유전자의 기능이 약한 사람의 골절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2.3배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쥐의 세포에서도 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뼈를 만드는 골아(骨芽) 세포에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추가하면 기능이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타민 E를 보충해주면 기능이 회복됐다.
술이 약한 체질인 사람이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를 잘 분해하지 못해 뼈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쌓이면 뼈의 근원이 되는 세포의 성장을 방해해 골절하기 쉽다는 것이다.
미야모토 교수는 "술이 세고 약하고는 타고 나는 것이라서 바꿀 수 없지만, 골절위험을 미리 자각해 비타민 E를 적당히 섭취하면 골절위험이 예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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