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받는 영화 '신과 함께'가 지난 22일 10개월간의 촬영 대장정을 마쳤다.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5월 말 촬영을 시작해 어제(22일) 크랭크업을 했다"면서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1, 2편을 함께 촬영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신과 함께'는 망자들이 49일 동안 저승세계에서 7번의 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주호민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이정재, 마동석, 김동욱, 도경수 등이 출연하며, '국가대표'(2009)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총 제작비만 400억 원에 달하며,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1편은 올여름, 2편은 내년 개봉을 추진 중이다.
원 대표는 "이번 도전이 성공해야 시장과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사인을 줄 수 있을 텐데,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시나리오가 완성돼 있다면 1, 2편을 동시에 찍은 것이 비용절감 면에서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원작 웹툰이 시리즈이다 보니 한편에 다 담을 수 없었다"며 "하지만 같은 배우들이 같은 세트에서 촬영하므로 오히려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1편을 만들고 몇 년 뒤 2편을 찍으려면 세트를 다시 짓고, 배우도 새로 캐스팅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편의 흥행 결과를 보지 않고 속편을 함께 찍는 것은 모험에 가까워서 투자를 받기도 쉽지는 않았다.
원 대표는 "그래도 원작의 힘이 컸고, 팬층이 두껍다는 데 (투자자들이) 점수를 준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신과 함께'는 저승을 무대로 한 만큼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대해 원 대표는 "김용화 감독이 대표로 있는 디지털 특수효과(VFX) 전문업체 덱스터스튜디오에서 전사적으로 매달려 CG 작업을 하고 있다"며 "콘셉트가 저승이다 보니 다른 한국영화보다 3배 이상 CG가 더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CG를 보지는 못했지만, 관객들이 한국영화에서 처음 보는 비주얼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신과 함께'처럼 수백억 원대의 블록버스터가 제작되는 데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자본이 대작영화에만 몰려 작은 영화들의 설 자리가 점점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다.
원 대표는 오히려 한국영화 시장을 넓히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제작돼야 우리 영화 시장의 외연도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 번도 극장에 가지 않은 사람까지 극장으로 오게 만들 수 있거든요. 야구선수들도 연봉을 모두 똑같이 받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성공해서 시장을 넓혀줘야 다양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자본과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영화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프랜차이즈 영화를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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