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데뷔 전부터 연기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연한 기회로 '카트'라는 영화에 출연했는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죠. 현재 제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순정'에서 수줍음이 많고,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일편단심인 범실을 연기한 배우 도경수(23)를 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인기 남성 아이돌 가수 그룹 엑소의 멤버다.
"아이돌 가수는 항상 웃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책임감이 있죠. 반면, 배우는 연기를 통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도경수는 이번 영화에서 맡은 배역에 대해 "순수함과 남자다움을 동시에 가진 캐릭터"라며 "평소에 제가 대중에게 보이지 못한 면을 범실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연기는 정말 어렵다"면서도 "나는 무엇을 연습하고 만들어 내는 연기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도경수는 "현장에서 상대방의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귀 기울여 듣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연기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범실과 실제 자신의 성격은 50% 정도 비슷하단다. 범실이 가진 남자다움은 자신과 비슷하지만, 도경수는 좋고 싫음의 의사 표현이 분명한 편이라고 했다.
극 중 범실과 수옥(김소현)의 첫사랑이 이야기의 중요한 소재인 만큼 도경수는 이번 영화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고 밝혔다.
"첫사랑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순정'에서처럼 행복하고 풋풋한 사랑은 아니었어요. 제 집착이 빚어낸 우울하고 슬픈 기억이 있죠. 이런 기억이 이번 영화의 후반부를 찍을 때 감정 연기에 도움이 됐어요."
영화 '카트'로 스크린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이내 주연을 꿰찬 도경수에게 부담은 없는지 묻자 "영화를 함께 찍은 배우 5명이 모두 주연이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영화에서 연기를 떠나 사람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배웠다"고 밝혔다.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는 "장르를 따지지 않고 재미있는 작품과 배역이라면 무엇이든지 소화해보고 싶다"며 "진짜 나쁜 악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의지를 보였다.
도경수는 "배우 롤모델은 없지만, '연기를 잘하는 배우'보다 '누가 봐도 멋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도경수는 '누가 봐도 멋있는 배우'로 이병헌과 조인성을 꼽았다.
"두 분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요. 제 앞길에 정답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계속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연애도 물론 해야죠. 근데 아직은 일이 더 좋아요. 이상형은 웃는 얼굴이 예쁘고 말이 통하는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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