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와 대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지나친 '친(親) 중국' 성향이 불씨를 지폈다.
특히 그는 총장에 부임한 2017년에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겠다는 성명을 내놔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최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거브러여수스 총장과 대만 간 악연은 생각보다 길고 또 깊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2017년 중국의 지원을 받아 총장에 당선됐다. 취임사에서도 그는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뿐만 아니라 "대만은 중국의 영토"라고 해 논란을 자초했다.
심지어 WHO는 2016년 대만을 옵서버로서도 총회에 참석지 못하게 한 전적이 있다. 같은 해 부임한 차이 총통의 반(反)중국 성향을 문제 삼은 것이다.
대만으로서는 가뜩이나 친중국 성향이 짙은 WHO에 거브러여수스 총장까지 앞장서 '하나의 중국'을 외쳐대니 불만이 극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최근에는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그가 얼마 전 대만에서 살해 위협과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지난 2∼3개월 동안 대만에서 (나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과 살해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만 외교부는 "그의 주장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며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대만을 중상하는 발언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이 총통 역시 "수년간 대만은 국제기구에서 배제돼와 차별과 고립이 어떤 감정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중국의 압력부터 이겨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