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내 가족 '반려견'.
이렇듯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이지만 타인에게는 나를 공격할 수도 있는 '무서운 존재'로 비춰지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는 강아지가 느닷없이 길 가던 사람을 물어버린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 가운데 최근 반려견의 견주와 한 행인간의 갈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개가 미친 여자 발에 치여서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공개한 누리꾼 A씨는 어느 날 자신의 반려견 '유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새벽 시간이라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본 A씨는 유리의 목줄을 풀어줬다.
그 때 잠시 흡연을 하고 있던 A씨의 귀에 비명소리가 들렸다. 급히 달려가 보니 어떤 여성 한 명과 그 옆에 바르르 떨며 경기를 일으키고 있는 유리가 있었다.
A씨가 여성에게 "무슨 일이냐고" 그는 "길을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개가 달려들어 발목을 물었다. 그래서 발로 차버렸다"고 설명했다.
A씨는반려견 유리가 그 일이 있고 이틀 뒤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당시 여성의 발목에서 피가 조금 나는 것 같았지만 작은 개가 물어봐야 얼마나 아프다고 발로 차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하는 그 여자가 사이코패스 같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13일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려견에게 물린 여성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의 글 한 편이 게재됐다.
개에 물린 여성의 친구라고 밝힌 누리꾼 B씨는 "개를 본 친구가 무서워서 돌아서 가려고 차도 쪽으로 갔는데 갑자기 개가 달려들어 발목을 물었다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놀라 넘어졌는데도 개가 계속 발목을 무는 바람에 머리를 발로 찼다고 하더라"라며 "그런데도 또 달려들어 이번에는 배를 찼더니 개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친 친구는 견주에게 본인 번호를 준 후 병원에 가서 응급 처치를 받고 돌아왔다"며 "견주가 본인 개를 죽였다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던데 내가 보기엔 누가 사이코패스인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이 글을 접한 A씨는 또 다시 추가 입장을 전했다.
그는 "당시 상황은 너무 놀라고 그래서 제대로 못봤던 건 인정한다"며 "그런데 굳이 그렇게 과한 리액션이 필요했을까 싶다. 이번 일로 대한민국 마인드가 너무 '사람' 위주로 치우쳐져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