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패배한 이란 선수들을 꼭 안아주며 따뜻하게 위로한 '주장' 손흥민.
손흥민이 어린 이란 선수들의 눈물을 닦아준 건 그도 패배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한국 시간)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대표팀은 인도네시아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16강전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주장 완장을 달고 출전한 손흥민은 주변 동료들에게 볼을 연계해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의 승리를 도왔다.
손흥민의 투지 속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패배가 확정된 이란 선수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경기 막판 다리에 경련이 날 정도로 무리한 손흥민은 어린 이란 선수들의 눈물을 바라보고만 있지 않았다.
대표팀 후배들을 일으켜 세워주고 안아주며 격려한 손흥민은 이란 선수들을 토닥이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는 이란전 직후 손흥민과 진행된 인터뷰 영상이 게시됐다.
이란 선수들을 다독이며 어떤 말을 해줬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게 보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선수들한테 많은 기회가 다시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상대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전한 손흥민은 "경기는 경기일 뿐 사람은 사람으로서 대하는 게 중요하다"며 소신을 덧붙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배의 아픔을 참지 못하고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보여온 손흥민.
기성용, 홍명보 등 선배들과 감독에게 위로를 받았던 손흥민은 누구보다 패배의 아픔을 더욱 잘 알고 있을지 모른다.
이 때문에 이란 선수들의 눈물을 그저 모른 채 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어느새 훌쩍 자라 후배들과 상대 선수까지 격려하게 된 '주장' 손흥민의 모습은 축구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