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가 또다시 욱일기 논란을 빚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3일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아디다스가 홍보 영상에 전범기인 욱일기를 노출해 시정을 요청하는 메일을 독일 본사에 보냈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adidas Football'를 통해 1분 2초 분량의 짧은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월드컵에 진출한 각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하면서 국가별 맞춤 홍보 영상을 만들어 승리를 기원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영상 속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배경에 일본 욱일기가 등장하기 때문.
문제의 장면은 19초에 등장한다.
한 여성이 "나는 상상력이 없는 플레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듯 연출된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뒤 벽면에는 욱일기가 떡 하니 걸려 있다.
현재 이 영상은 오늘(3일) 기준 조회 수 67만을 돌파했으며, 아디다스의 SNS 계정을 통해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서 교수는 "FIFA 공식 후원사들의 홍보물을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라며 "서양인들이 '욱일기'와 '나치기'가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꾸준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아디다스 홍보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아디다스 본사 측에서 촬영을 진행한 영상인데,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을 섭외해 실제 그녀의 집에서 촬영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등장인물의 집 벽면에 걸려 있던 것이며, 아디다스 본사 측에서 의도적으로 세팅한 것은 아니다"라며 "논란이 커지자 현대 아디다스 본사에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즉, 욱일기의 정확한 의미를 몰라 영상 촬영 및 편집 과정에서 욱일기를 사전 삭제 혹은 검열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디다스의 욱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제작하면서 욱일기와 흡사한 디자인을 삽입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2016년부터 제작해 지난해 출시한 여성용 제품 '아카이브 스웨트 긴팔티'도 누리꾼들의 빈축을 샀다.
해당 제품에는 노란색 원형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햇살이 뻗어 나가는 디자인이 그려져 있어 문제가 됐다.
아디다스 측은 해당 제품을 두고 "전범기와 상관없다. LA의 열기를 재현한 제품"이라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은 자연스럽게 욱일기가 연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