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농담처럼 이야기하던 유럽 진출. 이젠 더 이상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만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언젠가는 유럽 무대를 누비는 조현우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지난 27일(한국 시간) 한국은 러시아 카잔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기다림의 승리였다. 한국은 탄탄한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독일의 공세를 막아내며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중심에는 '대 헤아'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이 있었다.
이날 조현우는 독일의 슈팅 26개를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그중에는 유효 슈팅도 6개나 됐다.
특히 후반 2분 레온 고레츠카의 헤더 슈팅을 동물적으로 막아낸 장면과 후반 추가시간 율리안 브란트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선방하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이 같은 활약에 FIFA는 경기 후 조현우를 최우수 선수(MOM)로 선정했다. 영국 매체 BBC 역시 조현우에게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최고인 8.85점을 부여했다.
조현우의 활약은 독일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는 앞선 스웨덴, 멕시코전에서도 선방 쇼를 펼치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처럼 조현우가 월드컵 기간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치자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의 유럽 무대 진출을 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먼저 리버풀 현지 팬들이 카리우스를 대신해 조현우를 영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웹'은 "조현우는 나폴리 골문의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나폴리는 당장 대구FC에 전화를 걸어 조현우의 영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현우도 유럽 진출의 꿈을 꾸고 있다. 그는 26일 미국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유럽에서, 특히 영국에서 뛰고 싶다"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을 상대하며 골키퍼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물론 조현우가 당장 유럽 무대로 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급의 경우 현역이 아닌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하게 된다.
문제는 4급 판정이 유지되면 현역 입대 대상자만 자원할 수 있는 상무나 경찰청에서 뛰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마추어격인 K3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이에 조현우는 재검을 통해 3급 이상 판정을 받은 뒤 올해 상무 입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 복잡한 상황. 다만 그의 병역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길이 하나 남아있다.
오는 8월 개최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방법이다.
이 경우 조현우는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수료하면 된다.
이외에는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유럽 무대에 도전하는 방법이 있다. 조현우의 포지션이 골키퍼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방법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로 떠오른 조현우. 과연 그가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는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