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0일(금)

'성폭력' 가해자 대학 진학시키려고 피해자와 함께 경기 출전시킨 학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럭비부에서 괴롭힘을 일삼은 가해자를 피해 학생과 함께 경기에 출전시켜 논란이다.


25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럭비부 2,3학년 학생 10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제추행 및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럭비부 후배 13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폭행했다.


이들 중 일부는 옷을 벗은 후배의 모습을 강제로 촬영해 SNS에 올리고 유사 성행위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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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파악한 학교 측은 가해 학생 4명에게 전학 처분을, 6명에게는 봉사활동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가해 학생 중 6명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지 이틀 만에 열린 전국 대회에 피해 학생들과 함께 출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함께 한 팀으로 뛴 것이다.


당시 부천교육지원청은 학교 측에 "가해 학생들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며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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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학교 측은 가해자가 피해자와 함께 경기에 출전할 것을 결정지었다. 이미 경기 출전 신청을 마친 뒤여서 (출전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경기 출전은 가해 학생들의 진학을 위해서였다. 되도록 피해 학생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식당과 숙소는 따로 쓰게 했다"고 해명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강제 전학이 결정된 4명 또한 처벌을 낮춰달라는 소송을 내며 여전히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신적 충격과 추가 보복을 두려워한 피해 학생 가운데 5명은 전학을 갔고 일부는 럭비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