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고성, 폭언, 물벼락 갑질 등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에 출석했다.
1일 오전 9시 56분께 조 전 전무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경찰은 조 전 전무를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소환 통보한 바 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취재진들이 경찰서 앞에 모여들었다. 잠시 후 검은색 차량을 탄 조 전 전무가 경찰서 안으로 들어왔다.
차에서 내린 조 전 전무는 곧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섰다.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푹 숙인 조 전 전무는 "유리컵 던진 것과 음료를 뿌린 것을 인정하냐"는 기자 질문에 대답 대신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조 전 전무는 계속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긴 채 더 이상의 답변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16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 직원들과 회의하던 도중 직원들에게 종이컵에 든 음료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폭행과 폭언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조 전 전무가 음료를 뿌리기 전 직원들에게 유리컵을 던졌는지에 대해서 확인할 예정이다.
조 전 전무가 유리컵을 던졌는가에 대해선 "사람을 향해 던졌다", "손으로 밀쳤을 뿐" 등 목격자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만약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투척한 것으로 밝혀지면 조 전 전무는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받게 된다.
조 전 전무 측 변호인은 "유리컵은 떨어트린 것이고 종이컵은 밀친 것"이라며 얼굴에 뿌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번 갑질 사태를 시작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을 통해 관세를 거치지 않고 명품 등을 밀매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관세청은 관세포탈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대한항공 전산센터와 한진관광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가 위법하게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 중이다.
또 서울지방경찰청은 조양호 회장의 아내이자 조 전 전무의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직원을 상대로한 폭언, 폭행 혐의에 대해 내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