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갑질' 논란을 빚었던 다산 신도시 택배 사태가 '실버 택배' 도입으로 일단락됐다.
그런데 실버 택배 비용 중 절반이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산 신도시 주민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이겼다"는 글을 올려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7일 한 다산 신도시 관련 카페에는 '택배 대란 다산이 이겼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내용에 "역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더니 정부 지원으로 실버 택배가 운영된다네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아파트가 되었네요"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글을 본 B씨는 "역시 이미지는 우리들이 만들어 가는 거죠"라면서 "고품격 다산 신도시 만들어갑시다"라고 동조했다.
특히 A씨는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댓글이 달리자 "입주민 여러분이 뭉쳐서 이루어낸 쾌거"라면서 "꼬우면 다산 오라"고 답했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 나가며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현재 글은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같은 날 김정렬 2차관 주재로 입주민 대표와 택배업계, 건설업계 등이 참여한 '택배 분쟁 조정 및 제도개선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실버 택배를 도입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그런데 실버 택배 비용의 절반은 택배회사가, 나머지 절반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야 한다.
결국 국민이 낸 혈세로 개인이 구매한 물건을 배송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다산신도시 실버 택배 비용은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해야 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게시물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처리"라면서 "(택배에) 공적 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은 현재 8만 3천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실버 택배는 다산신도시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실버 택배의 경우 노인 일자리 창출 및 택배 배송 효율화를 위해 2007년부터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또 국토부는 향후 실버 택배 비용을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서비스를 받는 주민이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