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택배 기사가 밝힌 남양주 주민이 요구한 '저상차'를 쓰기 힘든 이유 4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다산 신도시' 택배 대란 사건이 연일 화제인 가운데 한 전직 택배 기사가 해당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된 택배 '저상차'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 기사가 '저상차'를 현실적으로 쓸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 올라왔다.


전직 택배 기사였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다산 신도시' 사건과 관련해 택배 기사가 왜 입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는지에 대해 털어놨다.


A씨는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택배 기사들이 '저상차'를 쓰지 않고, 또 쓰지 못하는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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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A씨는 '저상차'를 이용하게 되면 택배 기사는 엄청난 체력 소모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차량의 높이가 낮은 '저상차'를 이용하게 되면 수시로 허리를 숙이고 상하차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극심한 허리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저상차'의 물건 적재의 편의성을 문제점으로 꼽기도 했다.


차 안에 실을 수 있는 물량이 일반 차량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게 되면서 하루에 배송해야 할 물량을 한 번에 다 싣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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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분 1초가 소중한 택배 기사에게 영업소와 배송 현장을 두 번 이상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사실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택배차의 적재 공간이 줄어들면서 택배 기사들의 수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해당 단지만을 위해 '저상차'를 구입하거나 개조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꼬집었다.


A씨는 "서로 타협점을 찾아서 더 이상 큰 분쟁 없이 마무리 되는 게 제일 좋지만, 양측 간 양보가 없는 이상 당분간은 계속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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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기도 남양주 시 다산 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입주민들과 CJ 대한통운 측의 갈등이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택배 회사 측에 지하 주차장에 있는 택배 보관함을 통해 배송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다.


하지만 택배 회사 측은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층고가 택배 차량 높이보다 낮아 일반적인 택배 차량이 진입할 수조차 없다며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택배 회사에 택배 차량을 지하 주차장 출입이 가능한 '저상 차'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지만 택배 기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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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이 조율이 되지 않자 주민들은 "최고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 택배 차량을 통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붙이며 논란을 키웠다.


그러자 일부 택배 기사들은 아파트 인근 주차장에 택배를 쌓아두며 주민들이 직접 찾아가라고 맞불을 놓았다.


여전히 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입주민과 택배 회사 측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해리 기자 hae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