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11년에 일어난 방사능 피폭 사태이지만, 수십 년 동안 그 영향과 후유증을 씻을 수 없다.
그런데도 일본은 "이젠 괜찮아요. 우리 모두 도웁시다!"라고 외치며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방사능 누출 이후 핵발전소 및 주변 지역을 완전히 폐쇄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는 대조적이다.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고작 7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여전히 일본에는 고선량 방사능이 떠돌고 있다.
일본 정부는 피해 규모를 감추기에만 급급하고, 그 어떤 실효적인 대책 없이 "괜찮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후쿠시마를 제외하면, 한국이 방사능 수치가 훨씬 더 높다. 일본의 다른 지역은 매우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일본보다 한국이 방사능 수치가 더 높다고? 일본은 원전 사고까지 일어났는데?
좋다. 한 번 확인해보자.
포털사이트에 '국내 방사선 수치'를 검색하면 실시간으로 각 지역별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nSv/h, 나노시버트 기준).
오늘(22일) 17시 10분 기준으로 수도권 지역의 수치를 살펴보면 서울 강남구 131, 노원구 149, 은평구 151로 나타난다.
인천 계양구는 161, 경기 문산 171, 경기 화성 163 등이다.
강원도에서는 속초가 184로 가장 높았다. 대전 유성구 123, 대구 달성군 111, 부산 중구 91, 광주 남구 108이다.
이젠 일본의 각 지역별 수치를 확인해보자. 일본 문부 과학성이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방사선 모니터링 정보 기반 지역별, 시간대별 수치 현황을 확인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공개한 수치는 μSv, 즉 마이크로시버트다.
1μSv=1,000nSv이므로 일본의 수치에 1,000을 곱해야 동일하다. 편의상 우리나라 방사선 수치와 동일한 단위로 환산해 나열하겠다.
우선 가장 문제의 지역인 후쿠시마는 압도적이다. 일 평균 8,799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평균 수치보다 약 70~80배 높다.
그러나 다른 지역들은 그 수치가 상당히 낮다. 홋카이도 35, 아키타 44, 치바 67 등이다.
대도시의 경우 도쿄 44, 오사카 79, 교토 72, 후쿠오카 60으로 나타난다.
충격적이게도 원전 사고로 직접적인 방사능 피폭 사태가 벌어진 후쿠시마를 제외하면 일본의 기타 지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낮은 방사능 수치를 보였다.
우리나라 방사능 수치가 높은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공기를 타고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세슘이 토양까지 스며들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지질학적으로 보면 한반도가 화강암 기반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화강암에는 우라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은 상대적으로 일본의 방사능 수치가 낮으니 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방사능이 주로 자연 방사능인 것에 반해 일본은 고선량의 '인공 방사능'이다. 인체에 치명적이며 단순 수치로 그 위험성을 설명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방사능 수치가 정확히 왜 높은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해결책은 없는지 연구가 필요하다.
자연 방사능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안전한 것도 아니다. 우리는 지금도 방사능에 노출돼 있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