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제과 브랜드 오리온 그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1억원을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오리온 그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 축하금으로 1억원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리온 그룹 전직 임원 A씨는 2012년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A씨는 검찰에 서울 청담동의 한 클리닉 김 모 원장에게 3차례, 3억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A씨는 이화경 사장의 지시로 2008년 4월에 현금 1억 원, 2010년에 1억 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3억 원을 김 모 원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2008년에 전달한 돈 1억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축하금이었고, 이후 전달한 2억원은 세무조사 무마용이었다.
이화경 사장은 오리온 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이자 창업주의 딸로 사실상 그룹 오너인 인물이다.
A씨는 "정확히 (이화경 사장이 2008년에) '축하 금액 얼마, 이렇게 요구가 있다. 그걸 준비할 수 있느냐' (물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더욱 황당한 일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검찰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선축하금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은 당선축하금이라는 용어를 먼저 빼자고 요구하는가 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정권 실세'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바꿔 기록했다.
A씨가 3차례 전달한 돈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바라고 행한 것이라고 정확히 진술했음에도, 추상적으로 표기한 것이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의 당선축하금과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 대한 중요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덮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A씨는 "(검사가) 이명박이라는 이름도 뺐고, 그 용처도 뺐고, 그냥 '전달했다'라는 것만 되어 있지 다 빼 버렸던 거죠"라고 검찰의 모순적인 행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매체는 최 의원의 답변을 들으려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오리온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 측은 "최고 경영진은 이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금을 포함한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전을 요구 받은 적 없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 금전을 전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도에 등장하는 오리온 전직 고위 임원 A씨는 조경민 전 사장이며, 2012년 횡령·배임 등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조 전 사장은 약 3년간에 걸쳐 오리온 최고경영진에 대한 지속적 음해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으며, 현재 오리온과 조 전 사장 간에는 다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