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직원들에게 한복을 입혀 오픈 행사를 하고, 한국 이름은 '무궁생활'인 브랜드.
누가 봐도 한국 브랜드 같아 보이지만 실은 한국 브랜드처럼 보이는 중국 브랜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호치민 무역관에 따르면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브랜드 '무무소(MUMUSO)'가 한국 이미지를 이용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무무소'는 다이소, 미니소처럼 다양한 물건을 저가로 파는 유통 브랜드로 베트남, 필리핀 등에 수십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업체다.
이 '무무소'는 언뜻 보기엔 한국에서 만든 브랜드처럼 보인다.
태극기 이미지를 걸어놓고, 홈페이지에도 한글을 사용하고, 홈페이지 주소에도 'kr'을 붙였다. 무무소의 한국 이름은 '무궁생활'이다.
이쯤 되면 한국 브랜드가 아닌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런데 이 '무무소'는 사실 한국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브랜드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대부분 이미 판매되고 있는 유명 상품을 모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베트남과 필리핀 소비자들은 엉터리 한국어로 표기된 상품 정보를 읽고 '한국산'일 것이란 믿음 하에 제품을 구매한다.
무무소가 한국 브랜드로 보이는 전략을 선택한 것은 '중국산'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이다.
이미지가 안 좋은 '중국산' 대신 한류로 동남아에서 이미지가 좋은 '한국산'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호치민 무역관은 "베트남에서 중국의 국가 브랜드가 부정적이다, 영토 분쟁과 중국산 저질 상품 밀수로 인한 피해로 베트남인들의 반중 감정이 축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브랜드의 지적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