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뿡뿡, 뿌지직, 푸슉. 방귀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다.
흔히 이런 소리를 들으면 더럽고 지저분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 소리를 듣고 성적 흥분감을 느끼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이다.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방귀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귀 성애자. 전문용어로는 에프록토필리아(Eproctophilia)라고 한다.
이와 관련된 세계 최초의 연구는 지난 2013년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의 심리학자 마크 그리피스(Mark Griffiths) 교수다.
마크는 방귀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남성의 사례를 연구해 학술지 '성적 행동의 연구 기록'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피험자였던 미국 출신 22세 남성은 우연히 여학생의 방귀 소리를 듣고, 그때부터 이상하게 방귀에 집착하게 됐다.
남성은 "전혀 안 그럴 것 같았던 여학생이 방귀를 뀌자 이상한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마크는 "방귀를 뀌는 행위는 은밀한 사생활의 영역에 포함된다. 방귀 소리를 들으면서 그 영역을 침범하는 듯한 심리적 효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에프록토필리아의 추가 연구가 진행됐지만 명확한 원인이나 과정, 발생빈도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대방의 사생활 영역을 탐닉하는 과정이 관음증(Voyeurism)과 닮았다고 추정하고 있다.
관음증은 상대방을 관찰하면서 시각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라면, 에프록토필리아는 청각과 후각의 만족으로 성적 쾌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한편 해외에는 서로의 방귀 소리를 공유하는 모임인 '파트너스(Fartners)'가 존재하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동호회 혹은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