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가족들은 혼신의 힘을 다한 질주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 선수가 37초33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수상했던 이상화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인 평창에서 3연패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지난해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 속에서도 본인의 모든 것을 쏟아내며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는 아버지 이우근 씨와 어머니 김인순 씨, 오빠 이상준 씨 등 이상화의 가족들이 스타트라인 근처 객석에서 이상화를 응원했다.
내내 침착한 표정으로 경기 진행 상황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이상화의 출발 순서가 되자 상기된 표정으로 바뀌었다.
출발과 동시에 가족들은 이상화 첫 100m 기록이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 선수보다 훨씬 빠른 10초20을 찍자 손뼉을 치며 환호를 질렀다.
하지만 레이스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상화의 미세한 실수로 속도가 떨어져 2위 기록으로 골인하자 탄식과 함께 자리에 주저앉았다.
가족들은 이내 밝은 표정을 보이며 이상화를 향해 응원의 박수를 쳤지만,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의 모습을 보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오빠 상준 씨와 어머니는 눈가를 닦으며 링크장을 도는 이상화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버지는 눈물도 흘리지 않고, 좀처럼 일어서지도 않은 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링크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또 바라봤다.
가족들은 경기장 내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에도 내내 눈물을 훔치며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었다.
최해리 기자 haer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