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 선수가 1,500m 결승전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쳤음에도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지난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 센터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이 진행됐다.
이날 직전에 펼쳐진 준결승을 거쳐 최종 결승에 진출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 김아랑은 후배 최민정과 함께 메달을 노렸다.
최민정은 막판 스퍼트를 내며 앞으로 치고 나가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와 달리 김아랑은 경기 초반부터 중위권에 머물렀고 끝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김아랑은 이날 경기장을 누구보다도 환하게 빛냈다.
아쉬울 법한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김아랑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최민정에게 먼저 다가가 눈가를 닦아주며 축하 인사부터 건넸다.
또 환히 웃으며 최민정을 이끌고 아이스링크를 돌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앞서 김아랑은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당일 급성 위염에 걸려 주 종목인 1,500m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런 김아랑에게 이번 올림픽 메달은 다른 선수들만큼 간절했을 터. 하지만 김아랑은 동료의 기쁨을 자기 일처럼 좋아하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아랑은 "민정이가 1등을 해서 기쁘고 기특하다"며 "나 또한 후회 없이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괜찮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준준결승에서 넘어진 동료 심석희를 걱정하는 발언을 했다.
김아랑은 "석희에게 많이 힘들겠지만 남은 경기(3,000m 계주)를 잘하자고 했다. 그땐 다 같이 웃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아랑의 밝은 미소와 올림픽을 진정으로 즐기는 자세, 동료들을 아끼는 마음은 그 어떤 금메달보다도 눈부셨다.
이제 그의 노력이 오는 20일에 열리는 여자 계주 결승에서 빛날 일만 남았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