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메달 세리모니에서도 담담했던 윤성빈이 눈물을 보인 자리는 따로 있었다.
17일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같은 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전에 촬영된 해당 영상은 대기실에 있는 이용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과 윤성빈 선수의 모습을 담았다.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있던 이 감독은 윤성빈이 메달을 꺼내자 예상치 못했던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Instagram 'atsports2'
덤덤한 표정으로 이 감독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 윤성빈 선수는 자신을 가르친 감독님의 눈물에 결국 울컥한 듯 고개를 숙였다.
"우는 건 좋은데 사진 찍고 울자"는 카메라 밖 관계자의 말에 두 사람은 애써 표정을 추슬렀지만 곧바로 다시 또 눈물을 터뜨렸다.
윤성빈과 이 감독은 연신 휴지로 눈가를 훔치느라 서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올댓스포츠 측은 해당 영상을 게재하며 "윤성빈 선수가 여자 대표팀 경기가 있어서 메달 세리모니에 못 오신 감독님께 꼭 직접 걸어드리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눈이 부었다. 아침에 성빈이가 갑자기 금메달을 걸어줘서 울컥했다"며 "훌륭한 제자를 둬서 행운의 지도자가 된 것 같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Instagram 'atsports2'
그는 앞서 지난 16일 스켈레톤 경기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에도 눈물을 쏟아낸 바 있다.
이 감독과 윤성빈은 윤성빈이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했을 때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다.
지난 2016년 윤성빈이 한국 스켈레톤 사상 첫 월드컵 금메달을 땄을 당시, 두 사람은 함께였다. 그리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순간도 함께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함께 쉬고 싶다며 작은 소망을 밝힌 윤성빈 선수와 이용 감독이다.
최종 목표를 이뤄낸 만큼, 두 사람은 머지않아 비로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