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피겨 여신' 김연아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만 16살 국가대표 차준환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은 기술점수 84.94, 예술점수 81.22, 감점 1로 합계 165.16점을 받았다.
전날 열린 쇼트 프로그램에서 83.43을 기록하며 프리 진출권을 따낸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개인 최고점을 찍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쇼트와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합친 총점 248.59 역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 242.45보다 6.14점 높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차준환은 남자 싱글에서 최종 15위를 차지했으며,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정성일이 세운 최고 순위(17위)를 24년 만에 넘어섰다.
이날 11번째 주자로 나선 차준환은 배경음악 '일 포스티노' 선율에 맞춰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어나갔다.
첫번째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차준환은 자신의 특기 쿼드러플 살코에서 그만 엉덩방아를 찧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넘어지면 벌떡 일어나겠다"고 약속했던 것처럼 차준환은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히 다음 점프를 준비했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르푸 콤비네이션으로 '3연속 점프' 구간을 무사히 마친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 트리플 플립-싱글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마지막 7번째 트리플 루프로 어려운 고비를 모두 넘긴 차준환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끝으로 자신의 첫번째 올림픽 무대를 마무리했다.
다소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워 다음 올림픽을 더욱 기대케 했다.
경기를 마친 차준환은 "쇼트 경기를 끝내고 다짐했던 것처럼 넘어져도 벌떡 일어났다. 생각보다 잘 마무리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제일 보고싶은 사람은 엄마, 아빠다. 시합 전 아빠와 통화하면서 사실 약간 투정을 부렸는데 경기 중 계속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더라"며 "항상 옆에서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올해 만 16살인 차준환은 남자 싱글 출전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그만큼 지금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피겨 선수이기도 하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남자 피겨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하고 있는 차준환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훈련에 나선다.
한편 이날 일본의 '피겨킹' 하뉴 유즈루가 총점 317.85로 남자 싱글 금메달을 차지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